The Tale at the Close

본 포스타입 시리즈는 소장본에 들어가는 내용을 최대한 전달해 드리기 위해 연재되는 것이므로, 웹 발행 특성상 포스타입 재연재본에는 담을 수 없었던 소장본 요소에 대해 추가적으로 공지를 남깁니다. 1. 부록 일단 소장본 1~4권 각 권 말미에는 부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1. 타임라인 원작 사건 시기와 팬픽 내 사건 시기를 비교할...

2020년 7월, 사랑은 승리한다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정각이 되었을 때, 모두의 앞에 나타난 은빛 수사슴이 착 가라앉은 해리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아니, 하지만 저는 억울해요. 이건 다 헤르미온느 때문이라고요.” 갑자기 호명된 헤르미온느는 기가 차다는 듯이 입을 딱 벌렸지만, 그 자리에 있는 마법부 직원 대부분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으며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높은 분...

1996년 9월, 해리 포터의 이야기

“저, 교수님의 조언을 구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교장실에 나타난 해리가 다짜고짜 용건부터 밝혔지만, 덤블도어는 불쾌한 기색 하나 없이 편하게 말해 보라는 듯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와서, 두 개의 예언을 들었어요.” 해리가 입술을 잘근거렸다. “두 개 모두 정확한 예언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나는 켄타우로스 피렌체의 예언이었고, ...

2020년 7월, 세드릭 디고리의 이야기

인연이란 참 신기한 것이다. 나도 그 애도 수색꾼이라 경기 한 번 같이 뛰었을 뿐이고, 퀴디치 월드컵에서 단 한 번 마주쳤다. 아마 그 애에게 좋은 기억은 아니었을 거다. 세드릭은 아버지가 자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남들에게 무례할 때가 많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어쨌든 그렇게 스칠 인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즈카반을 탈옥한 ― 아무도 탈출한 줄도...

2015년 10월, 네빌 롱바텀의 이야기

유년기의 기억과 경험은 오래도록 그림자처럼 남아 사람의 행동을 좌우한다. 네빌 롱바텀을 키운 롱바텀 부인 ― 네빌의 할머니는 선량하지만 엄격하고 다소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학창 시절 내내 네빌에게 따라붙은 교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악독하다고까지 일컫는 심술궂은 세베루스 스네이프였고 말이다. 그것이 네빌이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부...

2014년 7월, 몰리 위즐리의 이야기

누군가 몰리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아이들, 정말 순식간에 자라요. 퍼시가 호그와트를 졸업할 즈음, 그 말이 떠올라서 자조적으로 웃었다. 지지리도 안 커. 얘네를 언제 다 키워 내보낸담. 그리고 지니까지 결혼해서 버로우를 비운 후, 그 말이 다시 떠올라 쓰게 웃었다. 왜 이리 빨리 커. 다들 어디로 갔담. 몰리 위즐리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새벽 4시까...

2010년 11월, 크리처의 이야기

늙어서 나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가장 나쁜 건 추위에 몸이 쑤신다는 거였다. 크리처는 이제 잘 보이지도 않게 된 눈을 깜빡여 보았다. 낮인가? 밝은 걸 보니 아마 낮인 것 같았다. 늙어서 나쁜 점이 또 있다. 일하지 못하는 만큼 누워 있다 보면, 쓸데없는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르고는 한다. 오늘따라 마지막으로 본 레귤러스 주인님 모습이 눈에 선했다...

2000년 5월,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의 이야기

헤르미온느의 인생은 단 한 번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몇 가지는 그가 선택한 것이었고, 몇 가지는 그가 선택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헤르미온느는, 선택한 것이든, 선택된 것이든, 제게 주어진 일에 열과 성을 다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그의 선택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었던 주어진 상황들에,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최...

1998년 6월, 지니 위즐리의 이야기

루나는 연애 같은 데는 별로 관심이 없는 애였다. 대개 그의 관심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나글스나, 크럼플 혼드 스놀캑스나, 블리버링 험딩어나, 뭐, 그런 것을 향했다. 그래도 상냥한 그는 지니가 고민을 털어놓거나 시시콜콜한 걱정거리를 늘어놓으면 진지하게 눈을 빛내며 들어 주고는 했다. 예컨대, 이런 이야기들 말이다. “해리가 나를 정말로 좋아하긴 하는 건...

1997년 8월, 프레드 위즐리의 이야기

어떤 일어나야 할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바꿀 수는 있다. 프레드 위즐리는 스스로가 진지함과는 거리가 먼 성격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는 지루하게 삶에 철학 따위를 만드는 성격도 아니었다. 되는 대로 상황에 맞춰, 즐겁게, 그리고 또 즐겁게 살면 되는 거지, 뭐! 한 번 살다 가는 인생인데! 그런...

1996년 7월, 나시사 말포이의 이야기

순혈 가문들에는 제각각 전해지는 저주 같은 것이 있다. 이를테면 그린그래스 가문 사람들은 자손을 보면 단명한다. 블랙이 가진 저주는 광기였다. 누구도 그걸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지만, 블랙 가문 사람들은 알음알음 그걸 다 알았다. 제각기 그것을 다르게 부르기는 했지만. 나시사의 경우는 그것을 집착이라고 불렀다. 블랙에게 집착의 저주가 내려온다는 사실을 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