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어른 시점에서 고통받는 해리 포터 회귀물

향후 본 연재분의 소장본 공지는 동 포스타입의 [소장본 공지] 시리즈를 통해 따로 공지됩니다. 하단의 링크를 통해 확인 가능하니 참고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

1995년 9월, 해리 포터 “저, 교수님의 조언을 구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요.” 불쑥 찾아온 해리의 부탁에, 덤블도어는 말해보라는 듯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돌아와서, 두 개의 예언을 들었어요.” 해리가 입술을 잘근거리며 말했다. “두 개 다 정확한 예언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나는 켄타우로스 피렌체의 예언이었고, 하나는 트릴로니...

그 전투 후의 이야기들 (15)

2020년 7월, 세드릭 디고리 인연이란 참 신기한 것이다. 그 애도 수색꾼이고 나도 수색꾼이라 경기 몇 번 같이 뛰었을 뿐이고, 퀴디치 월드컵에서 단 한 번 마주쳤다. 아마 그 애에게 좋은 기억은 아니었을 거다. 세드릭은 아버지가 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남들에게 무례할 때가 많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어쨌든 그렇게 스칠 인연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전투 후의 이야기들 (14)

2015년 10월, 네빌 롱바텀 유년기의 기억과 경험은 오래도록 그림자처럼 남아 사람의 행동을 좌우한다. 네빌 롱바텀을 양육한 롱바텀 부인― 그의 할머니는 선량하지만 엄격하고 다소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학창 시절 내내 그를 감시하듯이 따라붙은 사람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악독하다고까지 표현하는 심술궂은 세베루스 스네이프였고 말이다. 그것이 네빌이 아이들을...

그 전투 후의 이야기들 (13)

2014년 7월, 몰리 위즐리 누군가가 몰리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아이들, 정말 순식간에 자라요. 퍼시가 호그와트를 졸업할 쯤, 그 말이 떠올라서 자조적으로 웃었다. 지지리도 안 커. 얘네를 언제 다 키워 내보낸담. 그리고 지니까지 결혼해서 버로우를 비운 후, 그 말이 다시 떠올라 쓰게 웃었다. 왜 이리 빨리 커. 다들 어디로 갔담. 몰리 위즐리에게도...

그 전투 후의 이야기들 (12)

2010년 11월, 크리처 늙어서 나쁜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가장 나쁜 건 추위에 몸이 쑤신다는 거였다. 크리처는 이제 잘 보이지도 않게 된 눈을 깜빡여 보았다. 낮인가? 밝은 걸 보니 아마 낮인 것 같았다. 늙어서 나쁜 점이 또 있다. 일하지 못하는 만큼 누워 있다 보면, 쓸데없는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오르고는 한다. 오늘따라 마지막으로 본 레귤...

그 전투 후의 이야기들 (11)

2000년 5월,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헤르미온느의 인생은 단 한 번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몇 가지는 그가 선택한 것이었고, 몇 가지는 그가 선택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선택한 것이든, 선택된 것이든, 제게 주어진 일에 열과 성을 다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는 선택하지 않아 주어진 상황에,...

그 전투 후의 이야기들 (10)

1998년 6월, 지니 위즐리 루나는 연애나 뭐 그런 데는 별로 관심이 없는 애였다. 대개 그의 관심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나글스나, 크럼플 혼드 스놀캑스나, 블리버링 험딩어나, 뭐, 그런 데 향해 있었다. 그래도 상냥한 그는 지니가 고민을 털어놓거나 무슨 이야기를 하면 진지하게 눈을 빛내며 들어주고는 했다. 예컨대, 이런 이야기들 말이다. “해리가 날 ...

그 전투 후의 이야기들 (08)

1997년 8월, 프레드 위즐리 어떤 일어나야 할 일들은 결국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바꿀 수는 있다. 프레드 위즐리는 스스로가 진지함과는 거리가 먼 성격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는 지루하게 삶에 철학 따위를 만드는 성격도 아니었다. 되는 대로 그 상황에 맞춰, 즐겁게, 그리고 또 즐겁게 살면 되는 거지,...

그 전투 후의 이야기들 (07)

1996년 7월, 나시사 말포이 순혈 가문에는 제각각 전해지는 저주 같은 것이 있다. 이를테면 그린그래스 가문 사람들은 자손을 보면 단명한다. 블랙의 경우는, 광기였다. 누구도 그걸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지만, 블랙 가문 사람들은 알음알음 그걸 다 알았다. 제각기 그것을 다르게 부르기는 했지만. 나시사의 경우는 그것을 집착이라고 불렀다. 블랙에게 집착의 저...

그 전투 후의 이야기들 (06)

1996년 7월, 드레이코 말포이 “블랙은 우아하지를 못해.” 작년 7월, 아침부터 ‘우아하게’ <예언자 일보>를 펼쳐든 루시우스가 못마땅하게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드레이코는 슬쩍 고개를 숙여 그가 들여다보고 있는 부분을 읽어보았다. 시리우스 블랙은 마법부 무용론을 주장하며 퍼지 해임 요구에 앞장서고 있다. 드레이코는 퍼지가 해리에게 했다는 협...